각종 송년 모임 등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이 다가왔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에 대한 반가움과 일상 생활의 스트레스를 한데 모아 한 잔 두 잔 술을 들이켜다 보면 과음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지나친 음주가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엉덩이 뼈가 슬금슬금 썩는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활발한 사회생활로 술자리의 기회가 가장 많은 30~50대 남성 직장인들에게 이러한 고관절 질환 발병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전체 고관절 질환의 70%를 차지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이름도 길고 생소한 질환으로 느껴지지만 전체 고관절 질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고관절 질병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란 넓적다리뼈 제일 윗부분인 대퇴골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괴사하는 질환이다. 내버려두면 뼈 조직이 떨어져 나가거나 부서지며, 고관절 골절까지 이어져 인공 고관절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악화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의 남용 및 사고로 인한 고관절 골절, 탈구의 후유증, 유전적 요인 등으로 발생된다고 추측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는 음주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하여 미세 혈관들을 막아 괴사를 유발한다. 손과 발 끝부분뿐 아니라 뼈의 끝 부분인 대퇴골두 역시 미세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전달받으며, 특히 대퇴골두는 크기에 비해 연결된 혈관이 가늘고 그 숫자도 적어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음주로 인한 혈액 순환 장애가 장기적으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가랑이와 엉덩이 쪽이 뻐근하고 쑤시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통증부위가 남들에게 말하기에 민망한 부위이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기 전까지 막무가내로 참는 경우가 많다. 가랑이와 엉덩이 쪽이 뻐근하고 쑤시기 때문에 어느 병원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 환자들도 있다. 또 종아리가 저리고, 보행 시 다리 통증을 느껴 다리만 검사를 받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만약 다리가 짧아진 느낌이 들고, 자주 발을 헛디딘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허벅지나 고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증상에 방심하면 향후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음주가 잦은 30~50대 남성들 중 혈액순환장애가 있는 고 위험군은 몸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대부분의 질병이 모두 그렇지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특히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인 1~2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관절을 살릴 수 있지만 3기 이상으로 넘어가면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초기에는 X-ray로도 잘 나타나지 않고 발병 시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미한 증상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초기에는 뼈에 구멍을 뚫어 압력을 낮추고 혈관이 자랄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주는 감압술 치료가 대표적이며, 대퇴골두 일부분에 특수 금속으로 된 기구를 씌워 정상적인 관절기능을 하도록 하는 표면치환술 등이 있다. 만약 자기 고관절을 살릴 수 없다면, 가능한 빨리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시도하는 편이 좋다. 약해진 뼈가 골절을 일으키거나 퇴행성 관절염을 동반해, 걷지도 앉지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쪽 고관절에 함께 이상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상태가 양호할 때는 한번에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치료를 서두를수록 수술 예후가 좋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